현지 훈련 3일이 되는 날……
‘검은 것은 글씨요 하얀 것은 종이로다~’
이 말을 생활화 했던 탓에 내가 관심 있는 분야의 책이 아니면 거의 본적이 없다.
한중대학교에서 공부를 하면서,
태권도 맞춤형 수업들을 들으면서 공부라는 것에 늦게 관심을 가진 것이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이 곳 인도네시아 우이(UI) 대학교에서 시험을 보게 되다니.
국기원 대표 시범단원 활동과 한중대 태권도대학의 많은 해외 파견 시범으로 영어는 나름 자신 있는 편이었는데,
이번 시험은 인도네시아어…..
코이카 국내 훈련으로 인도네시아어의 성취도를 알아보는 시험…난 시험은 다 왠지 거부감이 든다.
태권도 실기를 할 때면 왠지 모를 설레임과 긴장감이 있다면, 앉아서 펜을 들고 하는 시험은 왠지 가슴이 답답해 온다.
그래도 나름 자신감이 있었는데, 말이 생각보다 빠르고 알아듣기 힘들었다.
나름 열심히 준비하고 공부했는데 성적을 떠나 왠지 나 최정호의 자신감에 살짝 상처를 입었다고 할까?
다른 것도 아니고 이곳에서 생활에 꼭 필요한 현지의 언어……
이제 내게 새로운 작은 목표가 생기기 시작했다.
한중대 태권도 대학 4학년 말에 코이카를 준비하면서 김동원교수님께 해주신말….
미켈란젤로가 했다고 했건 걸로 기억한다.
‘누군가 미켈란젤로에게 물었다.
당신은 어떻게 저런 멋진 조각품을 만들 수 있습니까?’
‘제가 만든 것들은 모두 원래 화강암 속에 있던 모습입니다.
전 단지 필요 없는 부분만을 깍아 냈을 뿐입니다.’
당시에는 교수님 말이 무슨 소린지 잘 몰랐는데 인도네시아 오기 전에 7일간 합숙을 하면서
‘우리 모두는 하나 하나는 위대한 존재이고, 그 모습을 각자 안에 가지고 있다. 지금 들고 있는 도구들로 어디를 깍아 내느냐가 여러분 스스로를 만들어 갑니다.’
인도네시아어라는 새로운 나 ‘최정호’가 만들고 싶은 작품이 생겼고, 내일…아니 바로 지금 이 순순부터,
내가 만나는 사람들, 보는 책들, 주변의 작은 하나하나가 내 작품을 만드는 도구가 될 것이다.
긍정으로 바라보니 길가의 작은 꽃 하나, 풀 한 포기가 아름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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